본문 바로가기

영화 이야기

아이엠어히어로-만화보다 비현실적인 영웅의 탄생

전세계에서 600만부 이상이 팔린 하나자와 켄고 원작의 만화를 영화화한 "아이엠어히어로"가 영화로 제작되었다. 사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들은 작품성, 흥행 모든면에서 계속된 참패를 하였고(기생수, 진격의거인 등) 이번 작 또한 큰기대를 하지 않은 작품이었다. 다만 좀비물이라는 장르는 그간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일본 영화들보다는 접근하기가 쉽고 대중화된 장르라는 점에서 약간의 기대를 하게 하였다.













아이엠어히어로의 대략적인 이야기를 이야기해보자면(스포를 제외하고)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가 전세계에서 발생하고, 신인상을 수상한 만화가였지만 현재는 어시스턴트에 불과한 주인공이 그 사건의 중심에서 생존을 위해 싸워나가는 내용이다. 


원작인 만화가 대성공을 한 이유는 지독할 정도의 리얼리티를 추구했기 때문인데 사회, 인물들의 심리묘사 뿐만이 아니라 캐릭터들의 행동, 여러가지 상황에서 발생할수 있는 돌발상황, 심지어 독자들이 생각할 수 없는 냄새와 맛, 고통같은 부분까지 만화에서 놓치지 않고 생생한 표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흔하게 느껴질수도 있는 좀비물이지만 이러한 지독한 리얼리티의 추구는 "아이엠어히어로"를 정말 차별적으로 만든 포인트이고(작가의 다른 작품들 또한 그러하다) 또한 이것은 만화 후반부의 세계관과 이야기의 확장에까지 기여한다.






당연하게도 방대한 이야기이므로 영화화를 통해 모든 것을 담아내기는 힘들것이라 생각했었다. 따라서 영화화를 한다면 다큐와 비슷한 느낌으로 원작과 같은 느낌이들 정도의 리얼리티를 추구하던지, 혹은 동시간의 아예 다른 주인공을 통해 "히데오"를 보여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든 생각은 제작진이 정말 쉬운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가장 상업적이고 많은 유사한 상황에서 제작된 영화들과 같이 스토리 진행을 위해 가볍고 깔끔하게 쳐낸 각색과 쉬운 결말을 통해 전체적으로 가벼운 느낌의 영화화를 해내었다.


결과적으로 원작을 접한 많은 팬들은 실망할 것이고, 일반 관객들은 킬링타임용 영화로 생각할만한 그런 수준의 영화가 되었다. (만화보다도 말이 안되는 영화의 주인공을 보며 만화보다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며 헛웃음이 나왔다)


PS1. 사실 작가인 하나가와 켄고의 작품 시놉시스는 많은 작가들이 그렇듯이 대부분이 유사한 패턴을 그린다. 평범하고 존재감 없는 주인공(사랑받는 가정에서)과 단발머리와 장발 두명의 여자주인공이 항상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의 관계는 모성애, 사랑, 질투로 어우러진다. 





PS2. 영화의 초반부 만화편집장과 인터뷰때 편집장의 등뒤로 새롭게 재발간한 하나자와 켄고의 데뷔작 "르샹티망"의 새 표지가 붙어있다. 신인이었던 작가에게 센스오브 젠더상을 수여하게 한 르샹티망은 정말 대단한 작품이다







PS3. 르샹티망의 결말과 원작 아이엠어히어로의 중반부 중요내용은 하나자와 켄고의 주된 주제이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생명을 살리는 것" 그리고 그것은 2가지(르샹티망, 보이즈 온더런)의 원작 주인공들이 어머니들에게 받는 사랑이다. 아이엠어 히어로에서는 여자친구에게 그런 사랑을 받는다. 



PS4. 하나자와 켄고의 작품을 보면 항상 윤태호 작가가 떠오른다. 히데오의 외모가 윤태호작가와 닮아서인지 아니면 그 리얼리티의 추구때문인지 모르겠다. 두 천재작가의 콜라보같은게 있다면 참 대단 할 것 같다는 기대를 해본다.